봉평면 흥정리 두민 유경환 등의 보고에 대한 제사 [蓬坪面興正里頭民兪慶煥等 報題]
비류가 창궐하여 농가의 산골짜기 백성이 난리를 만나 침탈을 겪으니 슬픔이 나에게 있는 것 같다. 지금 다행히도 비괴를 목 베고 그 소굴을 태워버렸으니 이것은 참으로 백성과 나라에 큰 다행이다. 출전한 박동의와 강위서 등의 공로는 이미 감영에 보고되고 임금께 보고하여 회계(回啓)를 공손히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소장 중에 종사관의 임무를 수행한 권(權)·강(姜)·한(韓)에게 중한 상을 주어야 한다는 등의 말은 백성이 함부로 할 것이 아니다. 망령된 말은 매우 무엄한 일에 관계되어 잘못을 적어 처벌해야 하나 무지해서 저지른 것이라서 책벌(責罰)하기에 부족하여 그냥 두니 반드시 나중에 첩보하고 다시는 이처럼 제멋대로 하지 말라. 이성구(李成九)가 출전하여 죽은 것은 매우 참담하니 우선 부의(賻儀)를 보내고 장례를 치루는 일은 각별히 넉넉히 주라. 다른 관할의 교졸배와 행패를 저지르는 무뢰한 부류가 귀화한 백성을 침탈할 염려가 없지 않으니 관소(官所)에 끊임없이 폐단을 저지른 놈을 일일이 결박하여 잡아 보내고, 촌가의 침탈을 겪은 가난한 백성을 이후부터 서로 도와 집에 돌아가서 안심을 하도록 하라.
1894년 1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