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의 소모군관 고연학에게 보내는 전령 [傳令 旌善召募軍官高演學]
잘 알아서 거행할 일이다. 본군에 흩어진 비도의 나머지 무리를 찾아내어 토벌하고 귀화시켜야 하는데, 침탈을 겪은 어리석은 백성을 잘 타일러서 생업을 안정시키는 일은 아직 어떻게 거행했는지 보고가 없기 때문에 어제 이미 명령을 내렸다. 군령이 있는데, 오히려 이처럼 매우 지체되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청(吏廳)에 도착한 전령을 보니, 대구어(大口魚)를 진중(陣中)의 물품으로 시가에 따라 사서 보냈다고 한다. 일본군이 공도(公道)를 도모하려 이웃 읍에 와서 머문 지가 여러 날이 되었는데, 함께 구제하는 입장에서 접대하지 않을 수가 없으나 멀어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관官은 소모사의 임무를 맡았기에 몰라서는 안되기 때문에 지금 이 물건을 관이 사서 보내니 물건 값은 그만두고 이런 뜻을 일본군의 유진소(留陣所)에 전하라. 그 거행한 형편을 먼저 빨리 보고하고 그것에 근거하여 처리하며 혹시라도 예전처럼 소홀히 해서 죄를 범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할 일이다.
1894년 12월 8일 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