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일. 관하 각 고을에 감결을 보냄[同月初三日甘結管下各邑]
동도(東徒)의 죄를 이루 다 주벌할 수 있겠는가? 도리를 거스르고 윤상(倫常)을 어지럽힌 것은 구려(九黎)와 다르지 않으며, 강경하게 고집을 부리면서 교화를 따르지 않는 것은 삼묘(三苗)보다 심하다. 위로해 주어도 오지 않고 위엄을 보여도 복종하지 않으니 이들은 남김없이 소탕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거듭 신칙하였음에도 여전히 거괴(渠魁)들을 빠뜨리고 잡아들이지 않은 것은 토벌하는 본뜻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 현재의 사세에 대하여는 어느 정도 안정되어 걱정이 사라졌다고 말하지 말고 더욱 노력하여 악을 제거하고 근본에 힘써서 적들을 소탕하도록 하라. 의병의 모집에 관하여는 향민(鄕民)들에게 통지하여 자신들의 소재지에서 모집에 응하도록 하라. 10집이 사는 고을에도 반드시 충성과 신의가 있는 사람이 있으니 고을의 규모가 보잘 것 없다고 하여 스스로 작게 여기지 말고 각자 의용(義勇)을 떨쳐 서로 이끌어서 규합하도록 하라. 각 고을에서 임원을 파견하되, 안동(安東) 부근의 고을은 안동향의소(安東鄕義所)로 붙고 상주(尙州) 부근의 고을은 상주향의소(尙州鄕義所)로 붙어 크고 작은 고을이 서로 도와서 사행(使行)의 통지를 기다린 뒤에 거행하도록 하라. 사행이 고을에 들어갈 때 각 고을의 향민들을 일제히 모이도록 하되, 그때 가서 미비한 점이 없도록 각별히 체문(帖文)을 내려 효유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