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4일.
一. 해남현 유생들이 아룁니다. 본현은 연이은 가뭄으로 흉년이 든 데다 또 비도들의 난리를 당하였습니다. 다행히 지금 왕사(王師)가 왕림하여 적의 우두머리가 항복하였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토지에 안착할 방도가 없습니다. 특별히 이 말을 들으시고 저희들의 생활을 안정시켜 주십시오.
제(題):고을의 형편과 백성들의 사정이 어렵고 쇠잔함을 어찌 이런 호소를 기다린 뒤에야 알겠는가? 당연히 부대로 돌아가서 상부에 보고할 것이니 조치에 대해서는 조정의 처분을 기다리도록 하라.
一. 무안(務安) 장산도(長山島)의 백성들이 아룁니다. 본 섬은 나라의 말을 기르는 장소로 다른 곳과 차이가 납니다. 안도(安島)와 기도(箕島) 두 섬에서 동학(東學)무리에게 빼앗긴 돈 440여 냥을 찾아주십시오.
제(題):동학을 빙자하여 백성들의 재물을 약탈하는 것이 이미 저들의 재주인데 각 섬의 이러한 사정은 더욱 헤아리기 어렵다. 장차 한 차례 죄를 물을 것이거니와 지금 이 호소문을 보니 그간의 사정을 알만하다. 이 공문이 도착하는 즉시 수량대로 지급한 뒤에 부대가 진주하는 곳에 신속히 보고하도록 하라. 만약 옳게 바로잡지 않고 완고하게 버티기만 하여 피해자가 다시 호소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마땅히 특별히 엄중하게 다스릴 것이다. 안도(安島)와 기도(箕島) 두 섬의 풍령(風領) 두민(頭民)에게.
一. 강진(康津) 암천면(唵川面) 오추동(梧秋洞)의 박윤홍(朴潤洪)이 아룁니다. 시생의 아버지 전 도정(前都正) 휘(諱) 창현(昌鉉)은 작년 4월에 나주영장(羅州營將)과 힘을 합하여 적을 토벌하다가 결국 적진(賊陣)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시생은 대군(大軍)을 따라가서 원수를 갚고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고자 합니다.
제(題):적을 만나서 피하지 않고 힘을 다하여 싸우다가 목숨을 바쳤으니 그 충성과 용기가 사람들을 감탄하도록 한다. 군대를 따라가서 복수하는 것은 충성스런 가문에 효자가 있는 것이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미친 적들이 지금은 거의 토벌되었으니 효(孝)로써 효를 해치지 말라는 교훈으로써 신중히 몸을 보전한다면 자연히 감응하는 이치가 있을 것이다.
一. 해남 황일면(黃一面) 이리(利里)의 백성들이 아룁니다. 본 동(洞)은 대천(大川)의 교량 공사 때문에 피폐해져서 사람들이 흩어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대군(大軍)에서 비록 8석의 세미(稅米)를 줄여주었지만 역시 버티기가 힘듭니다. 아래 기록한 각 동(洞)에 분배하여 징수하기 바랍니다.
제(題):백성들의 바람에 따라 반드시 이획(移劃)하여 지급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