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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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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창의소 의병장 이유상의 상서 [公州倡義所義兵將李裕尙上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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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창의소 의병장 이유상의 상서[公州倡義所義兵將李裕尙上書]

공주창의소(公州倡義所) 의병장 이유상(李裕尙)이 삼가 순상[巡相, 충청감사 박제순] 합하(閤下)께 글을 올립니다.

예로부터 천하에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른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란 의(義)와 의가 서로 투합하고 지혜와 지혜가 서로 투합하는 것입니다. 더러는 원수처럼 지내지만 서로 도와주기도 하고 혹은 은혜를 베풀면서 서로 반대하기도 하는 등 마음을 쓸 때 좋고 나쁜 것이 뒤바뀌므로 실로 어리석은 보통사람들이 알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시생은 합하와 오랜 인연은 없으나 감영에서 존안을 뵈었으며 서찰로 신칙하실 때 합하의 고심(苦心)을 느꼈습니다. 임로(林魯)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접(接), 동학농민군 조직에 특별히 효유하여 소요를 가라앉히고자 애를 태우셨습니다. 또 우영(右營)의 호걸들과 교분을 맺고자 하였으며 또 임씨(任氏)의 순실함을 깊이 믿었습니다. 사람들을 면면이 권면하여 난을 그치게 하였으며 일일이 만나서 분란을 해소시켰습니다. 따뜻한 말과 부드러운 언사로 몇 차례나 반복하여 세월을 기약하며 근심과 즐거움을 함께 하기로 맹서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9월 21일에 어떤 사람이 병정을 인솔하여 노성(魯城) 고을을 탄압하였습니다. 시기(時機)로 논하자면 호랑이를 몰아서 이리를 삼키는 것과 가까우며 또 모든 새를 잡기 위해 활을 감춘 것과 비슷합니다. 장부는 차라리 죽을지언정 남에게 속지는 않으며 재상은 차라리 꾀를 부릴지언정 남에게 속임을 당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때에 비록 좁은 식견과 보잘것없는 견해를 가진 자더라도 누군들 편안히 보전하려는 마음이 없겠습니까?

사세가 두 가지 다 난처하여 다시 의병을 소집하여 겨우 지혜롭고 용맹한 자 200명과 포사(砲士) 5,000명을 모아서 이달 10월 12일에 논산포(論山浦)에 주둔하였습니다. 고개를 들어 남쪽을 바라보니 흙먼지가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창과 총이 숲처럼 늘어서 있었습니다. 급히 초병을 보내어 정탐하게 하였더니, 남군[南軍, 호남 동학농민군]이 16만 7,000명이라고 보고하였습니다. 전장[全將, 全琫準]을 만나서 군사를 일으킨 연유를 물었더니, “법헌[法軒, 崔時亨]이 호서(湖西)에서 도회(都會)를 연다는 통지를 받고 북쪽으로 가려고 한다. 나는 금영[錦營, 충청감영]과 묵은 원한이 없는데 나의 의로운 군대를 막고자 철통같이 수비를 하고 있다고 하니 대로를 버리고 샛길로 가서 혐의를 피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라고 하였습니다.

합하께서 성벽과 해자를 굳게 지키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감히 묻겠습니다. 그것이 청군을 막으려는 것입니까, 일본군을 막으려는 것입니까, 아니면 의병을 막으려는 것입니까? 청군을 막는다면 대의(大義)가 무너질 것이고, 의병을 막는다면 그 계책은 잘못된 것입니다. 일본군을 막는 것에 대해서는, 임진년[1592년, 임진왜란] 이래 누군들 그런 마음이 없겠습니까? 시대 상황이 들쭉날쭉하여 화를 풀고 즐거움을 표시한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바라건대 합하께서 군사를 거두고 직무를 보시면서 엄연히 용모를 갖추신다면 의병들이 틀림없이 절을 하며 지나갈 것이고 간교한 자들은 틀림없이 자취를 감출 것입니다. 만약 외로운 고군(孤軍)을 저항하는 대군이라고 하고 의병(義兵)을 비도(匪徒)라고 한다면, 청인(淸人)을 축출하고 일병(日兵)을 맞이하는 것은 어떠한 의리에 해당시키렵니까? 시생의 이 말은 허언이 아닙니다. 지난날의 지기(知己)를 생각하여 군막 아래에서의 비웃음을 피하지 않고 감히 번거롭게 굴었으니 현명하신 공께서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의병과 서로 다툰다면 그 언사가 순조롭지 못할 것이며 또 백성들은 무슨 죄가 있습니까? 잘 살펴보시고 유념하여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갑오년 10월 15일 (印)

(봉투)

순영절하(巡營節下) 하집사(下執事) 입납(入納 )

논산(論山)에 머물고 있는 창의생(倡義生)이 삼가 올림

주석
상서 관청이나 웃어른이나 귀인에게 올리는 글, 또는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글을 말한다.
임로(林魯) 충청도 부여에 인접한 임천(林川)과 노성(魯城)을 말한다.
임씨(任氏) 7~8월 공주지역 동학농민군을 이끈 임기준(任基準)을 두고 한 말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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