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영에 올리는 글[上巡營]
1월 18일 사시(巳時, 오전 9∼11시)에 회덕 대동(大洞)을 출발하여 당일 신시(申時, 오후 3∼5시)에 진잠에 도착하였습니다. 술시(戌時, 오후 7∼9시)에 연산현감의 급한 편지를 받아보니, “17일 유시(酉時, 오후 5∼7시)에 대둔산의 적도들이 또 마음대로 창궐하여 진산 군관 하경석(河景奭)과 금산에서 온 수비병을 죽였으며, 또 연산 동면(東面)의 비도들이 그들 무리들에게 내응하여 장차 급하게 화가 일어날 기운이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소위 대둔산의 적은 바로 전에 공략하려던 마천대입니다. 지리적으로 연산과 진잠 사이에 있습니다. 현재 연산에는 일본 병사들이 와서 머무르고 있어 당연히 토벌할 것이므로 반드시 갈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에 진잠은 군대가 없을 염려가 있기 때문에 진압할 계획을 가지고 머물러 주둔하여야 합니다. 연산에서 보내온 서간과 협지(夾紙)를 동봉하여 올려 보냅니다.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회덕의 세 놈 역시 비류로서 일단 물어볼 단서가 있으므로, 회덕에 처음 도착하는 날 징계하고 풀어주었습니다. 지금 하문하신 것을 받들었으나, 교시해주시는 뜻이 어떠한지를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