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12월 22일 선비 김영삼·이정범·김영길의 발문 [甲午十二月二十二日 士人金永三李程範金永吉 發文]
알려 깨우치는 일입니다. 동각(洞閣)의 창의토포소는 위로는 국가를 위하고 아래로는 백성을 살리는 것으로 그 설치한 뜻이 깊고 중대합니다. 온 땅의 백성들이 흠모하여 우러러보지 않겠습니까? 저희들은 본래 백면서생(白面書生)으로 흠모하여 평소 창의소의 제반 절차와 각처 문자의 왕래와 일용(日用)의 쓰임새를 곁에서 보았습니다. 글은 훌륭하게 빛이 나는 듯하며 쓰임새는 매우 검박합니다. 일상에 쓰는 물건은 창의(倡義), 김기술와 약장(約長), 황기환이 전적으로 마련하였고, 지금까지 비용은 보름만에 돈을 분담하고 곡식을 모아, 조금도 민간에 걱정을 끼치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 감격스럽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안합니다. 평소에 쓸 여러 가지는 마땅히 공의(公議)를 따라야 하지만 땔 나무나 기름 같은 것들은 추운 날씨에 차가운 구들로 더욱 군색해 보입니다. 보기에 매우 미안하여 이에 통문을 보냅니다. 각 마을의 여러 회원들은 이 일의 형편을 헤아려서 후록(後錄)에 따라 일일이 모아서 만에 하나라도 도와주신다면 매우 다행스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