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지면 제내의 두민과 동장에 보내는 사통 [私通 瓮池面 堤內頭民洞掌]

잘 알아서 거행할 일이다. 삼가 윤지(綸旨)와 고유(告諭) 10여 조목을 받들어 보니 모두 백성들을 구제하고 여러 사람을 구제하는 은전이었다. 그러나 근래에 동도(東徒)의 버릇을 가진 어떤 무리들이 옛 습관을 고치지 않고 함부로 빼앗을 욕심을 내어 순창의 민포(民捕)에 들어가거나 친군영(親軍營)의 경포(京捕)에 들어가서 부화뇌동하여 사익을 도모한다고 들었다. 죄 없는 평민들을 주저없이 침탈하여 돈을 빼앗은 자나 물건을 압수한 자가 있다는 소문이 가는 곳마다 낭자하다. 나라를 걱정하는 처지에 그 행위를 살펴보면 매우 놀랍고 통탄스럽다. 일전에 그 마을의 석사(碩士) 이화경(李化京)의 집에 이런 무리들이 들어와 침탈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가, 그렇지 않은가? 대체로 화경은 한 마을의 지조 있는 선비로 비록 억지로 입도入道했으나 불의한 일은 결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무슨 일인가? 사람으로 하여금 놀라게 하고 탄식하게 한다. 이와 같은 무리들이 만약 다시 침탈한다면, 너희 면의 훈장과 동민들이 마을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폐단을 일으킨 놈들을 모두 잡아들이라.

1894년 1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