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통 [私通]
이것은 사통하는 일이다. 향교가 얼마나 정숙한 곳인데 요즈음에 선비의 기상이 없어지고 기강이 무너지며 풍속이 퇴폐하여 중서배(中庶輩)들이 뇌물을 주고 청탁해서 교임(校任)을 맡으려는 자가 있거나 훈임(訓任)을 맡으려는 자가 있어 몹시 어그러지고 어지러우니 어찌 통탄스럽지 않은가?
지금 이번에 창의하여 적을 토벌하는 것은 윤지(綸旨)와 감영의 제교(題敎)를 받들어 이 거사를 하는 것으로 각 면에 사통을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각 면의 훈장들이 잘 거행하는데, 유독 동촌(東村)의 훈장만이 전혀 회답이 없어 그 자를 알아보았더니 바로 정동(井洞)의 최광칠(崔光七)이라고 하는 놈이었다. 이놈은 훈장의 직임을 가지고 동도(東徒)에 들어가 스스로 접주가 되어 뿔피리를 불고 기를 들며 면의 일을 하지 않고 거사를 거역하였다. 그 행위를 살펴보면 사면될 수 없는 죽을 죄로 관대하게 용서하기 어려워 이에 사통을 보낸다. 동촌의 훈장은 사통이 도착하는 즉시 신망이 있는 사부(士夫)를 뽑고, 각 면의 훈임배(訓任輩)는 옛 관례를 따를 것이며 새 교임도 이 사례를 따른다면 매우 다행스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