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인년 10월에 교단안의 부정(不正)한 일로 다시 내분이 일어나서 매우 혼란하였다. 나는 한 달 넘게 문밖을 나가지 않았는데, 11월 그믐밤에 정신이 황홀하여 잠을 자려고 했으나 자지 못하고 과거와 현재를 두루 추억하며 생각해보니 마음속이 찢어지다가 정신이 이상하게 어지러웠다. 몇 시경에 갑자기 정신이 맑아져서 칠흙 같은 밤에 해를 보는 것과 같아지며 입에서 말이 나오기를, “잘못했구나. 잘못이로다! 나의 출신(出身)이여. 의암 선생은 바로 해월선생의 정통연원이고 3명중에 주장(主掌)의 임명(任命)을 받았다. 내가 이제 정통주장(正統主掌)의 연원(淵源)으로 갈 것이다”라고 하고, 새벽녘에 정갑수(丁甲秀)를 불러 지난밤의 상황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정갑수로 하여금 의암선생님께 아뢰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