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九月]
수성장령(守城將領)이 청하여 말하기를 “지금 적의 형세가 날이 갈수록 더욱 창궐하여 인접 지경까지 바짝 침략하였습니다. 이러한데도 토벌하지 않는다면 장차 부서진 상(床)이 가까이 있게 되는 재앙이 있을 것이니 원컨대 한 번 출전(出戰)하여 그 소굴을 소탕해서 적도(賊徒)들을 혼내주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물며 우리 관군이 날카로움을 쌓은 지가 이미 오래되었고 군대의 기율도 엄정하고 화살촉을 잃어버릴 걱정도 없는데 다만 성을 지키고만 있으면 성 밖의 모든 백성들은 무슨 죄이겠습니까. 삼가 바라건대 주공께서는 살펴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민공이 말하기를 “나도 오래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돌아보면 농사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곡식들이 아직 들에 있는데 이때에 행군을 하게 되면 아마도 곡식들을 밟고 지나가 백성들이 시름하고 원통해하는 소리가 있게 될 것이다. 우선 견벽청야(堅壁淸野)할 날을 기다려 가서 치도록 한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