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 병사 서병무의 장계 [全羅兵使徐丙懋 狀啓]
동학 도당이 지금 도내의 전주 등지에 집결한 연유는 이미 치계하였습니다. 저들이 지난 4월 27일에 전주를 점거하여 지금 행동거지가 흉악하다는 소문이 낭자합니다. 그곳 판관 신(臣) 민영승은 성을 잃어버린 지가 보름이 되어 가는데, 아직 어떠한 보고가 없고 아전의 치고(馳告)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전주진(全州鎭)의 영장(營將) 신(臣) 임태두(任泰斗)는 그 직임이 적을 체포하는 것인데, 이 적의 난리를 당하여 처음부터 보고하지 않았으니 모두 놀랍고 한탄스럽습니다. 판관 신 민영승과 그곳 영장 임태두의 등한시한 그 죄상을 맡은 관사로 하여금 여쭈어 처결하게 하십시오.
도내 각읍의 군병 중에 정예 포군(砲軍) 300명을 뽑고 도총장(都摠將)전 호군(前護軍) 조송현(趙宋鉉)을 차출하여, 군대를 인솔하게 해서 나주진(羅州鎭) 우영장(右營將) 신(臣) 이원우(李源佑)에게 일제히 귀속시키십시오. 그리고 밤을 무릅쓰고 전주부로 달려가서 초토사 홍계훈의 지휘하에 힘을 합쳐 토벌하도록 바로 전령을 보내십시오. 전주의 수리(首吏)와 좌수(座首)는 일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죄를 조사하여 처리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