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초토사 홍계훈 [同日 招討使洪]
공사청에, “23일에 황룡장(黃龍場)에 도착한 뒤에, 저들이 나주 등지로 향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추격하려고 했으나 저들은 간사한 꾀가 많고 완영을 지키지 못할 것이 염려되어 25일에 회군하여 전주로 향했는데, 저들이 장성 갈치(葛峙), 갈재를 경유하여 먼저 완영으로 향하였습니다. 아군이 금구 원평에 도착했는데, 길에서 선전관(宣傳官)과 하인 2명 그리고 윤음과 선유(宣諭)를 할 종사관(從事官)과 배리(陪吏) 등이 모두 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세상에 어찌 이러한 역적이 있습니까? 바로 달려가서 뒤를 쫓았으나 아직 하루 걸리는 여정이 남아있고, 먼저 저들이 완영을 점거하여 전주 판관과 직위가 갈린 감사는 겨우 화를 모면하고 도망을 갔다고 합니다.
28일 진시(辰時)경에 아군이 전주의 앞산에 도착하여 진을 치고 성을 공격하며 악전고투를 했습니다. 유시(酉時) 경에 이르러 저들 중에 갑옷을 입고 칼춤을 추며 천보총(千步銃)을 쏠 수 있는 자 30여 명을 잡아서 죽였고, 그 밖에 수 백 여명을 잡아서 목을 베었습니다. 승세를 타서 성을 공격하여 빼앗으려고 했으나 날이 저물어서 군사를 물렸습니다. 술시(戌時)쯤에 저들이 불을 지르고 성안을 다 어지럽혔으며, 거괴(渠魁)들은 남은 무리를 모아 성첩(城堞)을 굳게 지키며 포를 쏘면서 대항을 하였습니다. 지금 특별히 계책을 써서 공격을 하고 나중에 아뢸 계획입니다. 명령이 도착하는 것을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적자(赤子)로써 기한 내에 그들을 토벌하고 백성을 위로해야 조금이나마 안정시킬 수 있으니 헤아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적의 기세가 창궐하여 나중의 염려가 없지 않으니 청영(淸營), 청주 병영의 병사를 하루 안에 내려 보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