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신유 [十五日 辛酉]
공사청에 전보하기를, “지금 무장에서 알린 바를 보면 저 무리들이 큰 깃발을 세우고 영광군 쪽으로 향하면서 무장에서 25리쯤 되는 장자산(莊子山)에 주둔하고 있는데 그 기세가 치열합니다. 심영의 병사들은 어느 날에 성당(聖堂)의 지역에 도착합니까? 자세히 안 연후에 전주로부터 병력이 이동하여 뒤에서 호응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전주의 진영도 온전히 비워두기 어렵습니다. 어제 2개 부대의 병력을 보내어 태인 등 여러 읍에 주둔하면서 군량만 소비하였으니 어떻게 합니까? 전운사(轉運使)에게 공문으로 명하시기를 엎드려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대내에서 비밀리 전보하기를, “심영의 병사들이 16∼17일 간에 비로소 출발할 것인데 저들이 이미 영광을 점거하였으니 심영의 병력을 미리 목포에 보내고 나주를 굳게 지키게 하여 저들의 가는 길을 끊어 전후로 적을 공격하는 것이 어떠한가? 형편을 자세히 알려라”고 하였다.
회전하기를, “심영의 병사들이 목포의 육지에 내리고 나주를 굳게 지키게 함은 형편상 온당합니다. 저들이 이미 오래 점거하였으니 준비가 있을 듯합니다. 속히 내려오기를 엎드려 바랍니다. 이미 2개의 부대를 파견하여 전진하게 하고 장차 차례로 뒤에서 지원하게 할 계획입니다”라고 하였다.
혜당댁에 전보하기를, “영광의 수령은 이미 초 9일에 저들이 읍에 들어온다는 정보를 알고 피하여 배를 타고 도주하였습니다. 2개의 부대를 보내어 뒤를 차단하고 심영의 병사들이 오기를 기다려 전후에서 서로 호응할 계획입니다”라고 하였다.
또 혜당댁에 전보하기를, “완산에 이르러 즉일로 한편에는 방문을 붙여 타이르고 한편에는 한문과 언문으로 공문을 내어 골골에 부쳐 백성을 편안히 어루만지고 농사를 권하였습니다. 저들은 점점 도주하여 하도(下道)로 향하고 있는데 2·3차 타이른 뒤에 부득이 2개의 부대를 보내어 위엄을 보이면서 계속 행군하게 하고, 여러 읍에 공문으로 명하여 장병들이 용감하게 싸우도록 하였으며 며칠 사이에 또 후원 부대를 파견하여 지원할 계획이오나 병력이 적어 걱정스럽습니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