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 순변사에게 첩보함 [牒報 兩湖巡邊使]
첩보하는 일입니다. 방금 도착한 전령 내용에 의하면 이번 김제군에 난입한 비류가 즉시 귀화하지 않고 오히려 행패를 부리고 있으니 제가 거느리고 있는 병사를 동원하여 저들을 공격하여 섬멸하라 하였습니다. 이들 무리는 귀화를 애걸한 뒤에 사방으로 흩어졌는데 한 무리는 김제·부안·고부 등지로 향하여 가고, 한 무리는 금구·태인 등지로 향하여 갔다고 합니다.
그들은 도착한 곳에서 비록 밥을 토색질하였으나 전날처럼 행패를 부리는 일은 없고 또 저들이 가진 창과 칼의 일부는 혹 태인현에 반납하고 일부는 혹 지나는 각 점(店)에 맡겨 두었는데 그 수효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로 보면 다시는 소란을 일으킬 뜻이 없음을 알 수 있으나, 다만 정세를 탐문하여 일에 따라 도모할 계획이니 이런 연유를 보고합니다.
1894년(甲午) 5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