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중의 여러 백성에게 알려 타이름 [榜諭 府中諸民等處]
듣건대 적도들이 전주부내의 여러 백성과 아전·군교·관노·사령들을 잡아 억류하면서, 그들을 표시하는 글자를 도장으로 옷 위에 찍어 표시해 피하여 나가지 못하게 하고, 비록 너희들이 혹 화를 면하기 위하여 몸을 탈출하려고 하나 저들에게 구속되어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또 몸을 빠져 나오려 하여도 경군에게 의심을 받아 혹 피살될까 두려워 망설이고 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설혹 저들이 해 준 표식이 옷 위에 있다하더라도 화를 피하여 나오는 자가 있으면 그 허(虛)와 실(實)을 고찰하고 진위(眞僞)를 캐어 단연 의심을 받아 해를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 뜻을 알아 조금도 의심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서로서로 고하고 타일러 지금 탈출하여 나와 힘써 몸을 보존하도록 하라. 만약 간악한 적에게 아부하는 자가 있으면 스스로 죽음의 땅으로 나가는 것이니 족히 두말할 것도 없다. 혹 목숨을 아끼고 사정(邪正)을 분별하는 자는 이 공고문을 보고 스스로 진퇴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동정을 보고 각각 알아서 행동하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