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감결을 보냄 [甘結 全州]
지금 양호의 동도를 진압하는 일이다. 본월 초 7일 현재 완영에 주둔하고 있다. 이 좀도둑들을 생각한다면 마땅히 왕의 덕화[王靈]에 의하여 하루 빨리 섬멸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불쌍한 평민들은 오랫동안 소란의 폐해를 입었다. 지금 농사의 일이 한창인 때를 당하여 도망 다니면서 본업을 상실하는 폐단이 있기 쉽다. 생각이 여기에 미침에 어찌 가엽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본 군문(軍門)에서 우리 임금이 다친 자를 어루만지듯 어린아이를 보호하듯 하는 은혜를 본받아 이에 먼저 타이른다. 너희 양민들은 삼가 놀라 동요하지 말고 각자가 편안하게 여겨 흩어져 떠나지 말라. 너의 자제를 깨우치고 너의 친척에게 고하여 사설(邪說)에 물들어 나라의 법을 범함이 없으면 어찌 다행스럽지 않겠는가? 대저 추적하여 체포할 때 그 읍의 교졸(校卒)들이 만일 폐를 짓는 일이 있으면 각각 그 마을에서 우선 잡아 두고 그 성명을 기록하여 즉시 보고해 엄하게 징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감결의 말을 한문과 언문으로 베껴서 동네에 게시하여 한 사람의 백성이라도 모르는 폐단이 없게 하라. 감결이 도착한 일시와 거행한 전말을 우선 보고함이 마땅하다.
1894년(甲午) 4월 초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