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군장위영 정령관 양호초토사 신 홍계훈은 삼가 아뢰오니 장계하여 주십시오 [親軍壯衛營正領官兩湖招討使臣洪啓薰謹啓爲相考事]
신이 전주부에 있으면서 동도로서 숨어 있는 자와 행동이 수상한 자를 여러 가지로 염탐한 끝에 비류 김시풍 등 네 놈을 효수하여 군중을 깨우치게 한 연유를 이미 보고하였습니다. 전라 감영의 수교 정석희(鄭錫禧)는 본래 간사하고 흉악한 부류로서 고부(古阜) 군민이 소요를 일으킬 때, 그들을 타일러 물러가게 하라는 감영의 명령을 가지고 3번이나 저들이 모인 곳에 왕래하였습니다. 그 때에 군민들이 소요의 주동자 전명숙(全明叔)을 힘을 합쳐 압송할 뜻을 비밀리 그에게≪정석희≫전하였는데, 처음부터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또한 백성들이 모두 해산하려 할 적에 “아직 모두 해산하지 말고 4∼50명이 남아 영읍의 동정을 관망할 것”을 도리어 백성들에게 부탁하여 난리의 우두머리가 빠져 나가 도망갈 수 있게 하였고, 어리석은 백성들도 곧바로 해산하지 못하게 하여 오늘날 불측의 변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더구나 전명숙 등으로부터 뇌물로 1,200냥을 받았다고 온 부내(府內)에 시끄럽게 전하니 듣기에 심히 놀랍습니다. 때문에 정가란 놈을 잡아오게 하여 엄하게 심문하고 조사하였더니 그가 감히 숨기지 못하고 변명의 말없이 자복하여 낱낱이 실토하였고, 그 실정이 매우 흉악하여 조금도 용서하기 어려웠습니다. 때문에 신이 전주 영장 임태두(任泰斗)와 함께 위의 죄인 정석희의 몸을 당일 미시 경 금구현 시장에 이르러 군민(軍民)을 크게 모아 효수하여 군중을 깨우치게 하였습니다. 이런 연유를 갖추어 삼가 아룁니다.
1894년(光緖 20) 4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