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도내(道內) 난민에게 내리는 효유문[曉諭道內亂民文]
-개국 503년 갑오 5월, 관찰사를 대신하여 짓다-
본 관찰사가 성상의 교지와 은혜로운 윤음을 받들어 이미 여러 번 효유문을 내려 신칙했는데도 아직도 소동과 그릇됨이 그치지 않고 인심이 안정이 되지 않고 있다. 귀화한 자들도 아직 의심과 두려운 마음을 품고 있는 데다가 원통함을 품고 있는 자들은 더욱 억울해 하고 있으니, 이것이 어찌 나의 부덕함과 서툰 다스림이 아니겠는가? 위로는 성상의 지극한 뜻을 떨치지 못하고 아래로는 만백성들이 원하는 것을 굽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직분을 감당치 못하는 것이 이보다 무엇이 크겠는가? 이 때문에 비통한 마음이 더욱 절실하다.
대개 사람이 매우 싫어하는 것은 죽는 것이고 사람이 매우 부끄러워하는 것은 도적이라는 이름이며 사람이 매우 아껴서 버릴 수 없는 것은 부모・처자・밭・집・재산이다. 그럼에도 아끼던 것을 버리고 부끄러운 짓을 도모하면서 굳이 죽을 곳으로 뛰어들면서도 마치 즐거운 곳이라고 여기는 것은 반드시 궁박하여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일 것이다. 이에 꺼리거나 번거롭게 여기지 않고 다시 본 관찰사의 본심을 드러내는 바이다.
지난 번 효유문의 뒤에 기록한 규조(規條)를 너희들이 보고서 상세히 알았을 것이니, 곧바로 마땅히 소재지의 군현(郡縣)에 무기를 반납하고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일에 편안히 해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의심을 품고서 시일을 지체하지 말 것을 간절히 다시 유시(諭示)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