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집강소 [茂朱 執綱所]
방금 외적이 대궐을 침범하였으며, 임금께서 욕을 당하셨다. 우리들은 마땅히 죽을 각오로 일제히 나아가라. 저들 외적들이 바야흐로 청국의 군사와 함께 서로 대적하여 싸우는데, 그들 군대가 매우 날래고 민첩하다. 지금 만약 갑자기 싸우게 되면 그 화는 예측할 수 없어서 종사에 미칠 수 있을 듯하니, 물러나 잠적하는 것만 못하다. 시세를 본 후에 기운을 북돋아주어서 계획을 실천한다면 만전을 기하는 대책이 될 것이다. 바라건대 무주 내의 각 접주들에게 통문을 내어서 면마다 상의하여 각각 그 업에 편안하게 종사하게 하고, 경계 내에 각 접주들 여러 사람들과 직접 상의하여 각각 편안하게 자신의 생업에 종사하게 하고 절대 경계 내에 있는 무리들이 마음대로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소동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도록 절실히 바란다. 이와 같이 단단히 타이른 후에 이와 같은 폐단을 고치지 못하면 해당 집강들을 영에 보고하여 엄히 처단할 것이며,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해당 접의 사람으로 법을 어기는 자는 마땅히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시행할 것이다. 절대 예사롭게 보지 않도록 하라.
1894년 7월 17일 영하(營下)에서.
좌우도소 (押) 도서(圖署)를 새겼음. 좌우도(左右道) 도집강(都執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