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에 보낸 감결 [甘結 茂朱]
무뢰잡류를 금집(禁集)하는 일로 전봉준 등이 아뢰었다.
지난 달6월 15일 감결을 보내어 신칙하여, 거듭 되풀이 하여 알렸을 뿐만 이 아니었지만, 몇 개의 읍에서 보고한 것과 공형들의 문장을 연이어서 보니, 이들 무리들이 돈과 곡물을 토색하고, 겁탈과 약탈을 자행한 것이 여러 읍에 두루 가득 차 있으며, 폐단이 더욱 심하였다. 각 읍에서는 어찌하여 쓸데없이 영칙을 내리고 처음부터 금하여 막지 않았다. 포성이 한번 터지자 관리들은 바쁘게 뛰어다니지만 마음이 안정된 듯 편안한 듯이 그들이 마음대로 날뛰도록 내버려 두었고, 심지어 사람을 죽이고 남의 무덤을 파헤치는데도 관에서는 관여하여 묻지 않았다. 마침내 진동학인(眞東學人)들이 그들이 끼친 누로 피해를 당하였다. 집강을 정하여 법을 설치하여 금단하는 조치를 하기에 이르렀으나, 수령 된 자는 오히려 수수방관하고 있다. 군사를 일으켜서 이에 이르렀으니 어찌 한심하지 않는가?
지금7월 초 6일 전봉준과 그의 학도들은 순영문에 와서 모여 참된 마음으로 모두 제거한 후에 또한 열읍의 집강과 굳게 약속하고, 통문을 지어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가만히 그들의 통문을 보니, 말이 실심(實心)에서 말미암아서 나왔으며, 모두 사리에 합당하고 간절하였다. 자세히 살펴서 반드시 모든 것을 극진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대개를 들어서 다음에 기록한다. 이에 다시 감결을 내니 도착한 즉시 한문과 한글로 번역하여 베껴서 마을에 게시하고 대소의 민인들이 경계하고 두려운 듯이 거행하게 하라.
이후부터 만일 이와 같은 무리들이 전과 같이 소란을 일으키는 자가 있으면 비록 진동학(眞東學)이라도 발견되는 대로 관칙을 기다리지 않고 마을에서 힘을 합쳐 잡아서 관에 바치고 조금이라도 소홀하면 용서하지 않고 법에 비추어서 처단할 것이다. 또한 곧바로 집강소에 통하여 한 마음으로 어지럽히는 것을 막도록 하되, 어떤 읍을 따지지 않고 만일 하나같이 그대로 지나치면 고식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인정할 것인 즉, 이는 해당 수령이 도리에 어긋난 패악한 자들을 일부러 놓아준 것으로 백성에게 해가 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저 전봉준 등이 참된 마음으로 일을 판단하는 것을 보면 부끄럽지 않은가? 백성을 어루만지는 것과 관련된 것은 그대로 둘 수 없는 것이며, 마땅히 국왕에게 아뢰어 파직을 논할 것이니 예사롭지 않게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감결이 도착한 상황을 먼저 빨리 보고함이 옳다.
1894년 7월 8일 도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