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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파출을 요청하는 계초 [罷黜 啓草]

신은 이번 달 5월 초9일 전주부에 도착한 연유를 이미 급히 임금께 보고하였습니다. 지난달 4월 27일 비도들이 전주성에 들어와 흉봉을 휘둘러 걷잡을 수 없이 세차게 일어나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세력을 이루었습니다. 남아 있는 군졸들이 파수(把守)하였으나 적과 대항할 수 없는 형편이었으며, 처음부터 방어할 생각도 없어서 텅 비었습니다. 일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논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불가한 것이라 하므로, 중군 김달관은 신영(新營)의 병방을 겸대하여 남은 힘을 다하여 성을 지킨 것이 다른 사람보다 배가 되어야 하지만, 총소리를 듣자 먼저 도망하여 목숨을 보전하기에 급급하였습니다.

전주영장 임태두(任泰斗)는 몸소 적들의 자취를 엿보았다가 전진하였으며, 성밖으로 나아가서 기다렸다가 곧바로 발길을 돌려서지는 않았으나 갑자기 몸을 피하여, 기강이 쓸어버린 듯이 없어져 이보다 심한 것이 없었습니다. 전주판관 민영승(閔泳昇)은 묘(廟)와 전(殿)을 한꺼번에 옮겨서 봉안하게 되어 정신없이 급한 상황에서 조치를 취하지 못하던 중 칼과 화살이 찌르는 것을 무릅쓰고 몸을 던져서 배행하여 받들었으며, 전 감사에게 받은 영읍진의 도장과 병부(印符)를 모두 허리에 차고 나와 잃어버린 것이 없었습니다. 어려움에 처해 정성을 다한 것은 볼 만 하지만, 그가 지역을 지키는 임무를 맡은 자로서 또한 자신의 임무를 감당하지 못한 책임은 면하기 힘듭니다. 일의 체모로 살펴보건대 용서하기 힘듭니다.

앞서 언급한 중군 김달관, 영장 임태두는 스스로 저희 영에서 엄히 곤장을 친 후 모두 판관 민영승과 함께 파출하였으므로, 그의 죄상은 담당 기관에서 아뢰어 처분하게 하고, 해당 조(曹)에서 각별하게 골라서 정하여서 하루빨리 내려 보내십시오. 또한 신영의 대관 이재한(李在漢), 유재풍(柳在豊), 유판근(柳判根)으로 말하자면, 이미 패한 병정들은 남은 용기가 없으며, 이끌고 다니던 비(婢)와 백성들은 비록 규율이 없지만 끓는 물이나 뜨거운 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어야 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무난히 도망하였습니다. 군율로 살펴보건대 보류할 수는 없으므로, 또한 신이 있는 영에서부터 경중을 가려서 죄를 심리하고 처단할 생각입니다.

신이 영으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대개 성의 서남문의 안팎을 볼 수 있는데, 인가들이 모두 불에 타 검게 그을려서 붉은 벽에 연기와 불기를 서로 바라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요호(饒戶)들이 저축했던 것은 이미 탕진되었고, 백성들의 항아리에는 남은 것이 없습니다. 남녀노소가 서로 부둥켜안고 소리를 지르며, 도로 위에 줄지어 넘어져 있었으며, 광경이 처참하여 차마 말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크고 작은 관청 건물 및 방과 문이 제대로 남은 것이 없으며, 각종 장부들은 찢겨지고 불살라져서 거의 다 없어졌습니다. 백성과 서리, 관속들은 모두가 떠나갔고 남은 호는 10개 중에서 9개가 비어서 큰 고을을 짓밟아 뜻하지 않게 하루아침에 결단이 나기에 이른 것이 이와 같이 극함에 이르렀습니다.

전주부는 주나라 때의 빈과 기(岐)지역에 해당하며, 한 나라의 풍패(豊沛)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원묘(廟)의 의관을 구멍내는 것과 영부(營府)를 방위하는 것과의 중요함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 신은 한편으로 직접 대면하여 유시하고, 한편으로 영을 계시하여서 살고 있는 자들이 안도하게 하며, 떠나 가버린 자들이 집으로 돌아오도록 보살피게 하였습니다. 큰 불행을 당한 시기에 서둘러서 슬기롭게 보존하여 불에 타는 것을 구원하고 화톳불을 끄는 것을 위시하여 비로소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만들려고 하였을 뿐만 아니라, 비록 많은 것을 강구하여도 공사가 모두 가난하여 나올 것이 없는 상황에서 아침저녁에도 걱정하면서 서로 모습을 다시 찾게 되기를 생각하였습니다. 사람들을 나누어 보내어 다시 불타고 헐어버린 집부터 일일이 조사한 후에 다시 속히 임금께 알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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