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에 보낸 감결 [甘結 茂朱]
곧바로 도착하였다. 상국(淸)의 제독인 섭지초(葉志超)가 보낸 고시문 내용에, “흠명제독 직예전성 군문총통 산해노태고북구 준련마보수전 각영액도혼파도노(欽命提督 直隷全省 軍門總統 山海蘆台古北口 准練馬步水電 各營額圖琿巴圖魯) 섭(葉)이 효유하는 일이다. 본 군문이 북양대신 이홍장(李鴻章)의 전보로 보낸 자문을 받은 것에 비추어, 통리교섭통상사의 겸 전군익장(統理交涉通商事宜兼全軍翼長)인 원세계(袁世凱)가 보낸 전보를 받은 것에 의거하여, 조선정부가 보낸 문서를 받아 전라도 관할 각 현에서 토비(土匪)들이 난을 주창하여 성읍 십여 개 곳을 공격하여 함락시키고, 또한 북쪽으로는 전주성을 함락하였다는 소식을 알았으며, 북양대신 이홍장에게 장차 군대를 파견하여 대신하여 토벌할 것을 명하도록 주청해줄 것을 전보로 간청하였다.
대황제께서 번방의 복속을 생각하고, 요청한 것을 승인하여 본 군문이 명을 받들어서 토벌을 독려하려 한다. 이에 밤새 바다를 건너 앞으로 왔으며, 거느리고 있는 각 영은 모두 많은 전투를 거친 장수들이 있어서 한번 북을 치면 탕평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오직 협박을 받은 민인들이 시세에 쫓기어서 모두 마음에 달게 여기지 않으면서 적을 따르다가 함께 주륙을 당할 것이 염려된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알지 못해 마음을 펴는 것을 참지 못함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마땅히 나아가서 효유하여, 이를 보여주고 읍인들이 모두 알기를 바란다.
너희들은 핍박을 받은 양민으로 기회를 타서 해산하도록 힘쓰고 혹 영에 와서 스스로 본 군문에 투항하면 경중에 따라 관대하게 용서할 것이며, 비록 깊이 따지지 않더라도 곧 무지한 어리석은 백성이 잘못되어 적에게 이용되었으며, 진정으로 일을 일으킨 사람은 아닐 것이다. 만일 병기를 버리고 죄를 뉘우쳐서 와서 투항하면 또한 반드시 정해진 규정 외로 은혜를 더해줄 것이다.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방법으로 끝내 미혹하여 깨닫지 못하고 관군에 항거하면 군문에는 일률(一律)이 있어서 초토하여 하늘의 토벌을 펴려 한다. 이에 너희들은 군진에 임할 때에 무릇 군기를 버리고 진실로 투항하는 자는 결코 죽이지 않을 것이다. 군기를 잡고 항거하는 사람은 창이나 총으로 쏘아서도 죽지 않은 자는 또한 반드시 잡아서 목을 베어 많은 사람들에게 보일 것이다. 너희들은 목숨을 보살펴서 비도의 우두머리들이 어리석게 여기는 바가 되지 말고 의젓하여 특별하게 보이라”고 하였다.
이들 무리들이 무너져 흩어지고 후회하여 깨달아서 귀화한 자들은 보호하여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하고, 그렇지 않은 자는 잡아서 가두어 보고하여 처분을 기다려서 처결하라. 감결을 내려 경계 하노라. 지금 이에 고시하는 말의 뜻이 엄중하니 깨끗하게 회복하여 비록 미련하고 못난 무리들도 반드시 모두 감화하고, 무릇 홀로 서서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 자는 그 누구인들 두려운 듯 하면서 마음을 고쳐서 방향을 고치지 않겠는가? 도착하는 즉시 베껴서 마을에 게시하고 하나의 백성도 모르는 폐단이 없게 하라. 감결이 도착한 사정을 보고하라.
1894년 5월 10일 초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