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 보은수령이 올라가는 편으로 외질(外侄)인 김시직(金侍直)에게 보낸다 [寄外侄金侍直 十月五日 報恩上去便]
이운경(李雲卿)편에 여러 번 편지를 부쳤는데, 한번도 답장을 받지 못하여 의아함과 울적함이 그치지 않는다. 겨울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때에 부모를 모시며 벼슬살이하는 형편은 늘 편안하고, 모든 형편이 두루 좋으며, 그 사이에 시직(侍直)으로 승진하여 번공(番公, 공무)은 매우 번거롭고 바쁘지는 않은가, 옥린(玉獜)이 향시(鄕試)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 이미 계방(桂坊)이 되었고, 자식은 일이 형통하여 근심이 없으니 미리 축하를 드린다. 만덕화(萬德化)의 말을 들어보니 신문(新門, 서대문에 있는 새문)밖으로 이사했다고 하는데, 잘 정돈했으며 모든 일이 어떤지를 알지 못하여 근심스럽고 울적하다. 이 외숙(外叔)은 여전하고 집안에 별고가 없어 다행스럽다. 보은 수령이 별시(別試)를 보러 만사를 제쳐두고 길을 떠나는데, 겨울철에 먼 길을 어떻게 도착할지 걱정이 그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