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충길(忠吉)이 돌아가는 편으로 보은에 답장을 한다 [答報恩 六月十四日 忠吉回去便]
어제 온 편지가 지금까지 위로가 된다. 네 어머니가 장마 뒤에 험한 여정을 시달리면서 집에 도착했는데, 기력에 큰 손상이 없어 기쁘고 다행스럽다. 저 곳의 상하 권속(眷屬)들이 하나도 건강하지 않다고 하는 것을 대충 들었다. 이런 때에 의례적인 증상이어서 근심이 대단하다. 밤사이에 정무(政務)를 살피는 형편은 어떠한가? 노(盧)는 무슨 일로 그 아내를 죽였는가? 만약 옥사(獄事)를 다스린다면, 이처럼 무더위에 어떻게 가서 검시(檢屍, 시신을 조사하는 것)를 할지 근심이 적지 않다. 이곳은 아버지의 기일(忌日)이 하루 전이라서 망극한 아픔이 새로워지는 것 같아 견디기가 어렵다. 더위를 먹은 뒤의 증세가 아직 쾌차하지 않아 고통스럽게 지내어 실로 지루함을 느낀다. 온 집안이 모두 편안하고, 조카며느리의 유종(乳腫)이 조금 덜하기를 바랄 뿐이다. 영영(嶺營, 경상 감영)이 제수(祭需)로 중계(中桂, 중배끼) 70닢, 포(脯) 2접(貼), 초1쌍, 돈2냥을 어제 보내와서 보태어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