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에 진사(進士)인 동생에게 편지를 한다 [書舍弟進士 三月十三日]
밤에 어떠했는가? 어제 저물녘에 자식의 편지를 받아보니, 모두 변고가 없다고 하여 기뻤다. 그러나 동학인(東學人)이 괘서(掛書)를 하고 날마다 공형(公兄, 아전)에게 패지(牌旨)를 보내 말하기를, “동학유생이 창의(倡義)하여 왜(倭)와 양이(洋夷)를 배척하는 일은 바로 너희 군(郡)의 장안리(帳岸里)에서 정한 것이다. 이 뜻을 관에 보고하고 민간에 효유(曉諭)하여 놀라서 동요하는 일이 없게 하라”고 하였다. 날마다 구름처럼 모여든 자가 몇 천명인지 모르겠고, 며칠 뒤에 바로 경성(京城)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하니 앞으로의 일이 실제로 소소한 근심거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