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전교하기를, “백성을 학대하는 것은 곧 나라를 저버리는 것이다. 백성들이 살아갈 수 없는데 어떻게 나라 구실을 하겠는가. 한 세상에 떠들썩하게 소문이 나서 그 죄상을 가리기 어렵다. 좌찬성(左贊成) 민영준은 오로지 취렴(聚斂)을 일삼아 자신을 살찌우는 것으로 원망을 샀는데, 이것은 심상하게 여겨 놓아 둘 수 없으니, 원악도(遠惡島)에 안치하라. 전(前) 통제사(統制使) 민형식(閔炯植)은 탐욕스럽고 사나워 못하는 짓이 없어 그 여독이 이웃 경내까지 두루 미쳤으니, 원악도에 안치하라. 총제사(總制使) 민응식(閔應植)은 군영(軍營)을 창설하면서 고친 것이 많고 세금을 거두며 물의를 일으켰으니, 절도(絶島)에 정배(定配)하라. 전(前) 개성유수(開城留守) 김세기(金世基)는 잔학한 짓을 행하여 백성들이 소요를 일으켰는데 요행히 처벌을 피하여 염우(廉隅)을 허물어뜨렸으니, 원악지(遠惡地)에 정배하라. 경주부윤 민치헌(閔致憲)은 여러 번 수령을 지내면서 분에 넘치는 짓을 하고 욕심이 끝이 없어 만족할 줄 몰랐으니, 원지(遠地)에 정배하라. 이것은 내가 백성을 위하는 것이고 또한 대대로 벼슬하는 신료를 보전하려는 고심에서 나온 것이다. 모두 즉시 거행하도록 하라”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