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청국의 패문[二一○ 淸國牌文][근거가 없이 지어낸 말인 듯하다.]
사자(嗣子)가 부덕하여 육사(六師)가 이미 전몰하고 육군이 전멸을 당하여 경사(京師)를 지탱하기 어렵고 또 몽골은 짐의 팔, 다리였는데 이미 수창(壽昌)에 붙었으니, 수창은 바로 대명(大明)의 후예이다. 일곱 고을의 묘당을 불태우니 석권하는 형세이다. 육사(六師)와 팔보(八保)를 속히 보내고, 도착하는 날짜를 갖추어 보내도록 하라. 이홍장(李鴻章)이 전보로 회답하기를, “안남(安南) 지역에서 실패하였기에 앞선 본보기가 밝게 있는 것이다. 절대로 오토리(大鳥)의 말을 듣지 말라”라고 하였다. 이달 15일 사이에 위에서 백미 몇 백 섬과 큰 소 60마리를 내어서 왜국 군진에 군량으로 보내니 원수 원세개가 우리나라 사람을 견책하기를, “너희들이 어찌 우리를 박대하고 저들을 후히 대접하는 것이 이처럼 심한 지경에 이르렀는가. 우리는 장차 철군하여 본국으로 되돌아가겠다”라고 하였다. 19일 원세개가 군진을 철수하고, 운현궁(雲峴宮)에 들어가 이별하며 다소간의 대화가 있다고 한다.
통유(通諭)한다. 국태공(國太公)께서 내리신 분부를 받드니, 그 내용에 “지금 일본인이 국정(國政)을 바로잡으라는 이유로 우리에게 권면시키고 있다. 그 취지를 생각하면 비록 좋지만, 그 일을 되돌아보면 부끄럽고 애통한 이유는 본국의 정사를 이미 스스로 바로잡지 못하여 도리어 이웃나라의 권면을 받게 되었으니, 이 무슨 면목이겠는가. 오늘날 상황은 본국의 정치가 바르지 않아 마침내 천하의 공의(公議)가 있게 되어 앞으로 바로잡겠다고 성토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일본인이 천하에 화친과 절충을 힘써 말하면서 권하는 것이다. 현재 일본군에 대항하기 위해 동학도가 다시 성대해졌다. 그리하여 내외가 모두 난리가 일어났으니, 모두 직무를 맡은 자의 책임이다. 이미 물리칠 좋은 계산이 없으니 우선은 그 권유를 따라 정사를 행할 수밖에 없다. 오호라! 오늘날 이 행위가 어찌 우리의 본심이겠는가. 진실로 종묘사직을 위해 부득이한 형세에서 나온 것이다. 너희 대소 인민들은 놀라거나 의심하지 말며 각기 생업에 안정하여 다시 우리 성상께서 중흥의 다스림을 하시는 것을 보도록 하라. 오늘날의 계획으로는 우리 상하 인민이 모두 정신을 가다듬고 와신상담의 각오로 훗날 분발할 일이 있을 것임을 기약하는 것만 같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