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6월[甲午六月]
일본공사 오토리 게이스케(大鳥圭介)가 나왔다. 왜인이 수륙 병행으로 도착한 자가 천, 만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대궐 문밖에서부터 도성 및 미평(米坪)에 이르기까지 세 겹으로 둘러싸고 군진을 치니, 별이나 구름이 빙 둘러서 나열하는 것과 같았다. 공사가 직접 대내(大內)에 들어가 말하기를, “귀국이 청나라에게 부탁하였소. 하지 않았소?”라고 말하니, 상감이 더듬거리며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원대인에게 물어보니 원대인 역시 알지 못한다고 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