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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202. 동학에게 유시한 고명[二○二 諭東學誥命]

왕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 너희들은 모두 나의 명령을 들으라. 우리 열성조(列聖朝)는 거룩한 분들이 대를 이어 나와 훈모(訓謨)를 크게 빛내었으며 윤리를 밝혀서 사람이 지킬 규범을 세우고 유학을 앞세우고 장려하여 나라의 풍속을 옳은 길로 인도하니 집집마다 공자의 덕행을 본받고 사람마다 정자(程子)와 주자(朱子)의 책을 읽어 충신과 효자, 열녀들이 대를 이어 계속 나오고 사농공상(士農工商)이 각기 직업에 안착하여 온 지 지금까지 500여 년이 되었다.
우매한 내가 왕위를 계승하고 나서 밤낮 조심하며 편안하게 있을 겨를이 없이 힘을 쓰고 조심하여 가르친 것은 오직 이것 뿐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타락하고 풍속이 야박해져 추향(趨向)이 각기 달라지니, 허망한 무리들이 방자한 술책으로 우리의 온 세상을 속이고 현혹시키며 우리의 백성을 그릇된 길로 빠뜨려 마치 술에 만취한 사람이나 땅에 죽어 넘어진 사람을 깨우칠 수 없듯이 만들었으니, 이것이 어찌 된 까닭인가?
더구나 또 너희들이 이르는 학(學)이라는 것은 너희들 스스로 ‘하늘을 공경하고 현인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너희들이 말하는 ‘공경한다’거나 ‘존중한다’는 것은 다 하늘을 무시하고 하늘을 속이는 것이다. 원칙을 어지럽히고 불순한 마음을 품었으니, 어찌 하늘을 무시하는 것이 아닐 수 있는가? 또한 거짓말을 퍼뜨리고 감언이설을 늘어놓았으니, 어찌 하늘을 속인 것이 아닐 수 있는가? 무리를 끌어들이고 불러 모으는 그 의도는 어디에 있는가? 돌을 쌓아 성을 만들고 깃발을 세우고 서로 호응하면서 감히 ‘창의(倡義)’라고 써놓고는 혹 통문(通文)을 내기도 하고 혹은 방(榜)을 붙여 인심을 선동하고 있다. 너희들이 비록 어리석고 영리하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세상의 대세와 조정에서 정한 조약을 어찌 하여 듣지 못하고 감히 핑계대고 말을 꾸며내어 결국 화단을 일으켜, 저축이 있는 사람은 재산을 탕진하게 하고 농사짓는 사람은 농사철을 놓치게 하였는가? 이것은 큰 의리를 제창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난리에 앞장선 것이다. 너희들이 일정한 곳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세력이 많은 것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하며 심지어는 조정의 정사(正使)도 미치지 못하게 하고 명령도 시행할 수 없게 하니, 예로부터 어찌 이런 일이 있었는가?
이것은 모두 나 한 사람이 너희들을 잘 인도하지 못하고 너희들을 편안하게 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 또한 각 고을의 원들이 너희들의 피땀을 긁어내고 못살게 굴었기 때문이니, 탐오한 아전들과 수령들은 이제 곧 징벌하리라. 내가 백성의 부모된 사람으로서 백성들이 스스로 옳지 못한 길에 빠져드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기며 가슴 아파하면서 어두운 데서 밝은 데로 이끌 방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에 행호군(行護軍) 어윤중(魚允中)을 선무사(宣撫使)로 임명하여 나를 대신하여 달려가게 하였으므로, 이에 명령을 선포한다. 이것은 먼저 교화하고 그 다음에 형벌을 주는 뜻이니, 너희들은 부모의 가르침을 들은 것 같이 여기고 반드시 유연(油然)히 감응하여 서로 권고하여 해산하라. 너희들 협박을 받고 추종한 사람들로 말하면 다 양민(良民)이다. 이제 만일 괴수를 사로잡아 바치거나 그 종적을 탐지하여 신고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에 따라 후한 상을 주겠다. 각기 스스로 도망쳐 돌아온 사람도 그의 땅과 재산을 찾아서 돌려주어 생업에 편안히 종사하게 하겠으니 의심하거나 겁내지 말라.
이렇게 개유(開諭)한 이후에도 너희들이 잘못을 고치지 않고 해산하지 않으면, 나는 마땅히 큰 처분을 내릴 것이니, 어찌 너희들이 다시 이 세상에 용납될 수 있겠는가? 너희들은 즉시 허물을 고치고 스스로 나라의 법을 위반하지 말도록 하라.

주석
돌을 쌓아 성을 만들고 동학교도들은 1893년 3월 보은 장내리에서 대대적인 집회를 벌이면서 석성을 쌓아 공격에 대비했고 척양척왜 등의 깃발을 내걸었다. 이를 보은취회라 한다.
조정의 정사(正使) 동학교도를 해산시키는 임무를 띠고 온 선무사 어윤중을 말한다. 처음 이들은 어윤중의 선유(宣諭)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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