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 관학 유생의 상소문[一九七 館生上疏][관학 소수는 이건중(李健重)이다.]
“삼가 다음과 같이 아룁니다. 신들이 듣건대 도(道)의 큰 근원은 하늘에서 나오고 도는 하나 뿐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아, 어찌 하여 근래에 이단의 학문이 연이어 계속 출현하여 학설을 나열하고 표방하며 서로 부추기고 고무한단 말입니까. 이기는 양자(楊子)와 비슷하고 겸애는 묵자(墨子)와 비슷하고 현묘함을 숭상하는 것은 노자와 같고 윤회는 불교에 의지하고 있고 윤리가 없어 금수와 같습니다. 이들이 도를 해치는 것이 심각합니다. 이는 열성조에서 매우 우려하고 금지하여 배척하였습니다. 또 좌술(左述, 어긋나는 짓)이 있어 유복(儒服)을 입고서 경전의 교훈을 저버리고, 괴력(怪力)을 숭상하고 주문을 외우고 부적을 붙이며 무리를 모아 궁궐문 앞에서 소리쳐 고의적으로 국법을 범하니, 그들이 거리낌 없이 날뛰는 짓은 필시 몰래 숨어서 해치면서도 남들이 알까 두려워하는 부류보다도 해가 더 심합니다. 신들은 격렬한 울분으로 참람됨을 헤아리지 않고 이에 감히 상소를 올립니다. 삼가 바라건대 성상께서는 큰 결단을 내리시어 저들이 이른바 소두(疏頭)라고 이르는 자를 엄하게 추궁하여 실정을 알아내서 속히 떳떳한 법을 시행하소서” 하니, 비답하기를, “상소를 보고 잘 알았다. 『예기』에 이르기를, ‘백성을 교화하고 풍속을 이루는 것은 반드시 학문에서 말미암는다’고 하였으니, 사도(斯道, 유교)를 강구하여 밝힌다면 어찌 사설(邪說)이 복종하지 않는 것을 걱정하겠는가. 응당 조정에서 조치가 있을 것이니, 그대들은 그리 알고 학업에 더욱 힘쓰도록 하라”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