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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196. 동학당이 완백에게 보낸 편지[一九六 東學黨與完伯書]

대체로 인사(人事)에는 세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절개를 세우고 충성을 다해 국가를 위해 죽는 것은 신하의 어려움이요, 온 힘을 다해 정성껏 효도를 하여 어버이를 섬기다가 죽는 것은 자식의 어려움이요, 정절을 지키고 사모하여 지아비를 위해 죽는 것은 부인의 어려움입니다. 죽거나 사는 것은 사람에게 늘 있는 일상이고, 일이 있거나 없는 것은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입니다. 무사하고 안락한 시기에 태어나 충효의 도리를 즐기는 것은 쉬운 일이고, 일이 발생하는 환란(患難)의 시기에 태어나 충효의 도리에 죽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는 바로 신하와 자식된 도리를 지키는 것이 어려우면서 쉽고, 쉬우면서 어려운 일입니다. 생명의 즐거움을 느끼는 자는 군부(君父)의 어려움을 위해 죽지 않고, 죽을 각오가 있는 자는 군부의 어려움을 위해 죽기를 즐거워합니다. 죽음을 아끼는 자는 신자(臣子)의 의리를 이룰 수 없고, 충효에 죽음을 즐거워하는 자는 충효의 절개를 이룰 수 있습니다.
지금 왜양(倭洋)의 적이 복심(腹心)에까지 침입하여 큰 혼란이 지극합니다. 실제로 오늘날 국도(國都)를 살펴보면, 마침내 오랑캐의 소굴이 되었습니다. 삼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수치를 생각하면 어찌 차마 말을 할 수 있으며 잊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나라는 삼천리 강역이 모두 금수(禽獸)의 숲속이 되었고 5백년 종묘사직이 장차 망하여 서직(黍稷)이 생기는 땅이 될 지경이니, 인의예지(仁義禮智)와 효제충신(孝悌忠信)이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하물며 왜적이 다시 한스럽고 후회하는 마음이 있어 환란의 조짐을 품고서 그 해독을 방자하게 부려 위급함이 조석 간에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보고 있으니 진실로 평안하다고 여겨서입니까? 바야흐로 오늘날 세상은 불타는 섶나무 앞에 있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저희들은 보잘것없이 살고 있지만, 오히려 선왕(先王)의 법을 이어받고 임금의 전토를 경작하여 부모를 봉양하고 있습니다. 신자(臣子)의 직분에 있어 귀천이 비록 다르지만, 충효가 어찌 다르겠습니까. 국가에 미천한 충심(衷心)을 바치길 원하나, 구구한 아랫사람의 실정을 상달할 길이 없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순상합하(巡相閤下, 전라감사)는 대대로 충효를 지켜온 집안 출신으로 길이 국가의 복록을 보호하여 사람들의 근심이 합하의 진퇴에 달려있으니, 임금을 사랑하고 국가에 충성하는 성의는 저희들과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옛 말에 ‘큰 집이 장차 무너질 때 나무 한 그루로는 지탱하기 어렵고, 큰 파도가 일어날 때는 갈대와 같은 조각배로는 항해하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저희들 수백만 명이 한 마음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왜양을 쓸어버려 감히 대보(大報)의 의리를 바치려고 합니다. 삼가 바라건대 합하께서는 같은 마음으로 힘을 합쳐 충효가 있는 선비와 관리를 선발하여 함께 국가를 보호하기를 도모하소서. 천만 바랍니다.

2월 동학당이 상소하여 최제우(崔濟愚)의 신원(伸寃)을 청하였다. 그 대강의 내용은, ‘고(故) 학생(學生) 경천정심(敬天正心) 보국안민(輔國安民) 최제우가 이단으로 잘못 몰렸기에 이를 신원하는 바입니다’ 하였다.[최제우는 경주인(慶州人)이다. 임술년에 동학의 괴수로 죽임을 당하였다.]

주석
대보(大報) 임진왜란 때 명나라에서 도와준 은혜를 갚는다는 것을 말한다. 궁궐에 대보단을 쌓아 제사를 지내면서 명나라 구원병을 보낸 신종을 받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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