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서로 타이르고 깨우치는 글 [飭諭文]
임금께서 말씀하시기를 “근래 이른바 동학의 무리들이 서로 불러 모으고 선동하여 속이는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니, 지난 번 방자하게 궁궐 앞에서 소리치며 소란을 피운 것도 이미 거리낌 없는 행동이었는데, 배운 것은 어떤 글이고 모인 것은 무슨 일 때문인가? 설령 충성스러운 마음을 드러내어 억울함을 풀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각각 목사와 수령과 관찰사가 있는데, 어찌 사실에 근거하여 이유를 조정에 보고하지 아니하고, 이같이 사람들을 부르고 유인하여 무리를 지어 온 마을에 서로 선동하여 시끄럽게 거짓말을 퍼뜨리는가? 지난 번 타이르고 설득한 후에는 경계하여 삼가하고 두려워하여 움츠리는 것이 당연한데도, 오히려 다시 가끔씩 호서와 호남의 사이 지역에 주둔하여 행적이 이치에 어긋나고 위세를 헛되이 펼치고 있으니, 만약 사악한 무리가 재앙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것은 우매한 백성의 몰지각한 짓이다.
왕법이 있으니 어찌 조치하여 없애는 것이 어렵겠는가마는 모두 우리의 적자이므로 그들을 교화한 다음에 처벌하는 것이 또한 어진 정치가 우선해야 하는 것이다. 경(卿)을 호서·호남의 도어사(都御史)에 임명하니, 오로지 그들이 모인 곳에 가서 임금에게 충성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의리를 깨우쳐주어 각각 돌아가서 편안하게 생업에 힘쓰게 하라. 혹시 따르지 않으면 이는 임금의 명령을 어기는 것이다. 경은 즉시 장계를 다듬어 마땅히 처리하여 조치를 취하는 방도가 있도록 하라. 경에게 마패 하나를 내려줄 것이니, 이것은 오로지 바로잡으라는 뜻이다. 모두 잘 헤아리도록 하라”라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