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탐지하여 21일 보고함 [二十日探知 二十一日發報]
계속 별도로 사람을 보내 자세히 탐문하니, 또한 각각 깃발마다 칭호가 있는데, 큰 깃발은 “왜와 서양을 물리치기 위해 창의하였다[斥倭洋倡義]”라고 하였고, 다섯 가지 색깔의 깃발을 각각 다섯 방위에 세웠으며, 깃발의 모양은 작습니다. 중앙에 세운 깃발에는 충의(忠義)·선의(善義)·상공(尙功)·청의(淸義)·수의(水義)·광의(廣義)·홍경(洪慶)·청의(靑義)·광의(光義)·경의(慶義)·함의(咸義)·죽의(竹義)·진의(振義)·옥의(沃義)·무경(茂慶)·용의(龍義)·양의(楊義)·황풍(黃豊)·금의(金義)·충암(忠岩)·강경(江慶)이라고 썼고, 그 나머지 작은 깃발은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돌로 쌓은 담장은 그전 모양과 같고, 사람의 수는 약 2만여 명을 헤아리는데, 성 안에 있는 사람은 1만여 명에 불과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한 사람마다 한 푼의 돈을 거두는데 합해서 230여 냥이 된다”라고 하는데, 믿을 수 없습니다. 저들의 통문(通文)에는 “혹시 창의소(倡義所)를 빙자하여 부민(富民)들에게 돈이나 곡식을 빼앗는 사람은 마을에서 결박하여 보고하라”고 하였습니다.
“전라도의 도회(都會)가 이번 달 22일에 도착한다”라고 합니다. 우두머리는 최시영(崔時榮)이고, 다음 순위의 지도자[次座]는 서병학(徐丙學)·이국빈(李國彬)·손병희(孫丙喜)·손사문(孫士文)·강기(姜奇)·신가(申哥)이며, 경기도·강원도·충청도·경상도의 접장(接長)은 황하일(黃河一)·서일해(徐一海)이며, 전라도 접장과 운량도감(運糧都監)은 이름을 알 수가 없는 전도사(全都事)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