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을 창도한 최제우가 교리를 공부하며 「논학문」 등 경전을 집필하였던 곳이다. 최제우는 1860년 4월 5일 동학을 창도하고 1861년 6월부터 경주 용담정을 개방하여 본격적인 포덕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곧 경주 관아로부터 사도난정(邪道亂正)이란 죄명으로 탄압을 받자 전라도 남원으로 은신하였다. 남원 서형칠의 집에 머물던 최제우는 12월 말, 교룡산성 안에 있는 선국사의 덕밀암(德密庵)을 빌려 은적암(隱蹟庵)이라 이름 짓고 수도하였다.
최제우는 1862년 3월까지 이곳에 숨어 지내며 동학의 주요 경전인 논학문(論學文), 권학가(勸學歌), 교훈가(敎訓歌), 도수사(道修詞) 등을 지었으며, 이곳에서 “도는 비록 천도라 하지만 학은 동학이다”이라는 틀을 처음으로 밝혔다고 한다. 은적암은 교조 최제우가 동학 경전을 저술했다는 점에서, 후일 동학농민혁명의 주력이 되는 호남 포의 생성 터전이라는 점에서 시‧공간적 의미가 있다.

「시천교종역사」, 『동학농민혁명국역총서』12, 2013, 212쪽
대선생사적
“11월에 전라도로 나들이 갈 적에 최중희(崔仲羲)를 데리고 성주(星州)에 들려서 충무묘(忠武 廟)에 배알하고 나서 남원 서공서(徐公瑞)의 집에 이르러 열흘쯤 머물면서 아름다운 산수와 순박한 풍토를 두루 유람했다.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미투리를 신고서 은적암(隱跡庵)에 이르렀다. 해가 저물고 제석(除夕, 섣달 그믐)이 다가와서 송구영신(送舊迎新)의 감회를 금하기 어려웠고 하룻밤의 반 동안, 집을 생각하고 벗을 그리는 마음이 천리의 바깥에서 더욱 절실했다. 차가운 등잔불 아래 외로운 베개를 안고 이리저리 뒹굴다가 애써 도수사(道修詞) 논학문(論學文) 권학가(勸學歌)를 지었다”는 내용
「본교역사」, 『동학농민혁명국역총서』12, 2013, 363쪽
“대신사는 남원(南原)의 은적암(隱寂庵)에 가서 「도수사(道修詞, 도를 닦는 기본)」와 「초학가(初學歌, 처음 배울 때의 가사)」를 지어 문도들에게 반포하며 보여주었다....여로 곳을 거쳐 은적암에 이르니 은적암이 말고 시원한 경계에 있어서 떠도는 티끌이 올라오지 못하고 온갖 인년이 모조리 비어 있었다”는 내용
제1편 수운대신사(第一編 水雲大神師) 천도교서
은적암(隱寂庵)의 수련
대신사가 은적암에 사시면서 오로지 성품을 연마하고 마음을 닦음(鍊性修心)으로 업을 삼기를 어언 한해가 마침내 이윽고 저물어 섣달에 해당한지라. 각지의 제자에 대하여 서로 일치하는(照應) 뜻을 금하기 어려워서 도를 닦는 뜻으로 도수사(道修詞), 권학가(勸學歌)를 지으셔 도제(徒弟)에게 나누어 알리시고 또 논학문(論學文)을 지으시다.
제2편 해월신사(第二編 海月神師) 천도교서
신사가 대신사를 박대여 집에서 찾아 뵘
3월에 대신사가 전라도 은적암으로부터 돌아오실 때 박대여 집에 조용히 거처하시더니
「남원군동학사」, 『동학농민혁명신국역총서』1 , 42쪽
동년 가을에 대신사께서 은적암(은적암은 본군 서쪽 10리쯤 교룡산성 덕밀암 내 대신사께서 거주하신 방호)에 돌아와서 연성으로 가을 겨울을 지내시고 신구 해를 보내고 맞이하실 때 가사를 지어 각지 문도에게 보내어 천지조화에 대한 품은 뜻을 서술하였다는 내용

논문명(서명)	저자/필자	발행연도	쪽수
「은적암과 초기 남원지역의 동학 전파」	임형진
『전라도 남원 동학농민혁명』	도서풀판 모시는 사람들	2015	133~147
『전라도 남원 동학농민혁명』	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