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지역 농민군의 활동은 1894년 8월부터 활발해졌다. 이 지역에서 활동한 세력은 충경포·상공포·선산포·영동포 등이었다. 김천의 유학(幼學) 최봉길(崔鳳吉)이 남긴 「세장년록(歲藏年錄)」에 따르면 김천 지역 동학농민군의 지도자는 죽전(竹田)의 남정훈(南廷薰), 진목(眞木, 참나무골)의 편보언(片輔彦)·편백현(片白現) 등이었으며, 죽정(竹汀)의 강주연(康柱然), 기동(耆洞)의 김정문(金定文), 강평(江坪)의 도사(都事) 강영(姜永 = 姜基善), 봉계(鳳溪)의 조순재(曺舜在), 공자동(孔子洞)의 선달(先達) 장기원(張箕遠), 신하(新下)의 배군헌(裵君憲), 장암(壯岩)의 권학서(權學書) 등이 접주(接主)로 활동하였다. 접주 가운데 강기선과 조순재는 양반의 후예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편보언은 8월에 들어 스스로 ‘도집강(都執綱)’이라고 칭하고 김천 시장에 도소를 설치하였다. 그는 동학도에 들어온 사람들의 성명을 기록하고 ‘접주(接主)’·‘접사(接司)’·‘대정(大正)’·‘중정(中正)’·‘서기(書記)’·‘교수(敎授)’·‘성찰(省察)’ 등의 직함을 부여하였다. 상놈의 경우 모두 성찰로 임명이 되었는데, 성찰은 마치 관가의 차사(差使)와 같았다고 한다.9월 25일 최시형으로부터 군사를 일으키라는 통지를 받은 편보언은 접주들에게 사통(私通)을 보내 농민군을 불러 모았다. 이들은 여러 고을을 횡행하여 곡식과 말을 빼앗고 창과 검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으며, 이웃한 선산부 점령에도 앞장섰다. 선두에 선 것은 1690(숙종 16)년에 현감 조인상이 정자로서 양반들이 시회를 즐기던 감호정(鑑湖亭)의 고직이[庫子]인 김정문이었다. 이들이 선산을 점령한 날짜는 9월 20일 이후로 추정되며, 10월 1일 일본군의 공격을 받고 퇴각하였다. 선산(善山)의 향리들이 몰래 일본군을 불러들였으며, 일본군의 공격으로 김정문 휘하의 농민군 15명을 포함하여 많은 농민군이 전사하였다.
이후 김산에서는 농민군들의 활동이 계속 이어졌다. 편보언이 설치한 김천 장터의 도소 이외에도 양반 출신인 강기선은 9월 말경 하기(下耆)에 도소를 설치하고 주변의 재산이 많은 양반들을 잡아다가 동학 입도를 강요하거나, 풀어주는 댓가로 군량미와 군수물자의 지원을 독촉하였다. 10월 초에는 황간·영동·옥천 지역의 농민군들이 추풍령을 넘어와서 김산과 지례의 동학농민군과 함께 군수전과 군수미를 강제로 헌납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구 감영에서는 병정 2백명을 파견하여 김산의 농민군을 진압하도록 했다. 이들이 김산에 들어온 것은 10월 5일이었다. 대접주 편언을 비롯한 접주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거나 은신하자 접주와 죄가 있는 사람의 이름을 게시하고 수색에 나섰다. 6일에는 강기선이 장암(壯岩)에서 체포되어 김천으로 끌려가 총살된 것을 시작으로 김산과 지례 등지에서 관군의 농민군 탄압이 이어졌다. 12월 25일에는 편보언, 남정훈(南廷薰) 등 농민군 지도자 4~5명이 체포되어 김천 시장에서 총살되었다. 10월 이후 경상 감영병에게 잡혀 처형된 농민군 지도자급 인물이 거의 2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현재 빈 공터이고 옛 건물을 무너뜨리고 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다.

논문명(서명)	저자/필자	발행연도	쪽수
「1894년 영남 金山의 농민군과 양반지주층」	신영우	1991	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