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군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1894년 조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던 그들은 날카로운 총칼 앞에 서로의 몸과 몸을 엮어 역사의 물결을 바꾸었다. 백성이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 만든 역사, 이 땅에 흩뿌려진 동학농민군의 피와 살은 그렇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되었다.  

2021년 대한민국 역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권력의 횡포를 감시하고, 인권의 신장을 꿈꾸는 민주주의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과거와 현재를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곤 한다. 허나 이제는 그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1894년 그들이 추구한 가치를 등대삼아 더욱 완성도 높은 우리만의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이 같은 취지를 반영한 공모전 <30만 동학농민군의 얼굴>을 기획하였다. 전국의 고등학생, 대학생·일반인이 참여하여 동학농민군의 얼굴을 화폭에 담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1894년 그들과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공모전 개최 결과, 전국에서 40점의 작품이 응모되었고, 응모작 모두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독창적 해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관람객의 큰 호응이 기대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백년의 시간을 넘어 서로를 마주하고 오늘날 우리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귀한 자리를 마련해준 공모전 참여자들에게도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기를 바란다.